Diary
2019년 4월 16일 세상에서 제일 슬픈날
포도주빛 바다
2019. 4. 1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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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정기 진료를 다녀왔다.
젊은..아니 어린(정말 어려보이는...) 의사가 오늘은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잘 웃고 잘 받아주더니 오늘은 왠지... 아닌듯...
3개월 전 써 오라던 식사 일지를 보더니
음식이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커피는 안드시죠? 하며 묻는다.
아뇨... 커피도 못 먹으면 뭘 먹고 살아요?ㅜ.ㅜ
잠시 끊었던 커피를 다시 먹기 시작한 건 작년 가을 부터였다.
집수리를 시작하며 건축업체 사장이 아침마다 사들고 오던 커피를 거절 못하다
결국 다시 마시기 시작했던 것...
커피를 아예 끊어버리세요라며 처음 보는 단호한 명령을 내렸다.
정말요? 정말그래야하나요?ㅠ.ㅠ 이말만 하고는
6월중 결국은 머리에 보톡스를 맞기로하고 병원을 나왔다.
집에 돌아와 커피를 마실까?하다가 포기하고
늘어지게 잠을 잤더니 아침 내내 울렁거리며 올라오던 편두통 증상들이 가라앉기는 한다.
몇년전 비만과 피부 트러블로 고생하는 후배에게 같이 밀가루를 끊어보자고 권했다가
그걸 어떻게 끊냐는 말을 듣고는 내심 아직 덜 아프고 덜 급했구나 싶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 나도 끊지 못한다면 아직 덜 아픈 것이겠지...
알콜도 끊고 우유가 들어있는 모든 디저트도 끊고 마지막 남은 커피도 끊고
이젠 무슨 낙으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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