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일-신박한 정리
8월 연휴가 지나고 서랍장 하나를 폐기하려고 신고 접수했다.
폐가구는 보통 2~3일이면 가져가는데 5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알아봤더니 15일 연휴가 지나고 평상시 몇배의 폐가구가 쏟아져 나왔다고
부피도 큰 물건이 너무 많이 밀려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
갑자기 폐가구가 늘어나는 건 혹시 요즘 방송하는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의 영향력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나온다. 방송의 위대한 힘에 대해...
하긴 나도 그 프로를 보며 밀어두었던 정리를 당긴건 사실이다.
사실 5년전 집 리모델링을 하면서 정리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1~2층을 함께 쓰던 엄마의 살림과 내가 사용하던 물건을 한층에 몰아 넣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이사 나갈때 정리해서 버리고 이사 들어오면서 또 버리고...
그리고 틈 날때마다 버리고 몇달에 한번씩 '아름다운 가게'에 보내도 끝이없다.
그때 정리를 위해 구입한 행거 선반들이 이젠 짐이 되어 또 정리하고 있다.
확실히 버릴 수록 공간의 여유가 생기고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불필요한 물건들을 끌어안고 있는 건 그냥 욕심이다.
한번 비우기 시작하니 재미가 들었나?
심심할때며 공연히 버릴 만한 게 뭐가 있나 뒤적거리는 게 일이 되었다.
한달에 두번 할인쿠폰, 카드할인을 적용해서 마트 주문을 하던 걸
이젠 할인이 없이 수시로 배송비 면제가격으로 주문하는게 훨씬 전체 비용을 줄이고
쓰레기도 줄고 무엇보다 냉장고에 여유가 생긴다는 걸 알았다.
여유로운 삶을 위해서 정리해서 버리는 것도 필요 하지만
더 사 넣지 않는 것이 큰 힘이 된다는 걸 자꾸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