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제빵기로 비건빵 만들기
물만 마셔도 살찐다는 말은 뚱뚱한 여자들의 변명인 것 처럼 말하는 이들이 많지만...ㅜ.ㅜ
나는 물만 마셔도, 아메리카노 한잔만 마셔도 심지어 수박을 먹어도 먹은 만큼 체중이 불어난다.
그 이유 중의 한가지가 우유트러블일것이라는 걸 얼마전 확인했다.
우유가 들어있는 음식만 먹어도 몸이 붓고 온몸이 아프고 편두통이 올라와 하루를 망치게 되었는데
우유를 완전히 끊고 3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음식에는 우유가 듬뿍 들어야
영양가 있고 맛있는 음식이라 여겨서 정말 구매할 때마다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내가 의식하지 못한 순간 우유를 섭취할 수 밖에 없다.
거기에 밥을 좋아하지 않아 하루 세끼 밥을 먹으면 속이 불편한 까닭에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빵을 찾다가 지쳐서 제빵기를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얼마나 쓸까... 잘 사용하긴 할까? 걱정이 안되는 것은 아니었지만...ㅎㅎ
세번째 제빵을 시작했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강력분이 모라자서 박력분을 섞어 만들었더니 너무 딱딱한 빵이 나와서 실패~!!!
두번째는 통밀빵을 먹고 싶어서 통밀가루를 샀는데 통밀 1/3, 밀가루 3/2라는 비율을 몰라서 또 실패~!!!
그래서 다시 꼼꼼히 살펴서 레시피에 나와있는 재료를 잘 준비해서 제빵을 시작했다.
제빵이라고 하기엔 내가 하는 일이 별루 없다.ㅎㅎ
재료를 하나 하나 정확히 재서 빵 틀에 담고 기기에 올려 놓고 세팅만 해주면 되는 것이라...
사실 빵이 만들어지는 걸 한번도 본적이 없다.
내가 잠든 사이에 모든 일이 이루어지고 있어서...ㅋ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제빵기가 있는 다용도실 문을 열자 빵냄새가 기분좋게 퍼진다. ㅎㅎ
뚜껑을 여니 빵이 통통하게 구어져 있다.
코코아 가루를 넣어서 짙은 브라운 색이 되었다.
손이 커서 견과류도 듬뿍, 코코아 가루에 코코아닢까지 넣었다.
맛이 궁금해진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따듯한 빵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기분이 좋다.
겉은 좀 딱딱한 느낌이 든다.
빵 칼을 들고 잘라내는 느낌도 좋다.
보통은 딸기잼이나 블루베리 잼을 발라 먹지만 오늘은 든든하게 햄과 토마토를 올렸다.
야채는 어제 다 먹어서 없다...-_-;;;
지난번엔 이스트가 문제가 있었는지 잘 부풀지 않아 부드럽지 않았는데
오늘은 잘 부풀어 부드럽고 촉촉하다.ㅋ~
우유도 버터도 넣지 못해서 맛이 별루 없는 거친 빵이 나오지만 그래도 나는 좋다.
가끔 여행을 갈때면 기내에서 유당제한식을 신청해서 먹곤하는데 먹을땐 정말 힘들지만
먹고 나면 담백하고 속이 편해서 나쁘지 않았었다. 무엇보다 젤 먼저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고..ㅋㅋ
오늘도 이렇게 아침을 해결했다.
제빵기를 구입하고 2달, 매주 1~2회 빵을 굽는다.
설명서에 나온대로 늘 똑같은 방법으로 계량을 하지만 매번 조금씩 나아진다.
내가 훌륭해지고 있는 걸까? 아님 제빵기가 진화를 하고 있는 걸까...ㅋ
오늘아침 새로구운 빵이 너무 예쁘게 나왔다. 좀더 부드럽고 맛있게~
기분 좋아 사진을 추가했다.
여름내내 일주일에 한두번 빵을 구웠다.
아침에 말랑말랑한 빵을 먹는 건 기분 좋고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뜨겁고 잡으면 쪼그라져 버리는 빵을 자르면
들쭉 날쭉 제멋대로 잘라져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식빵커터기를 검색해서 구입했다.
한개씩 옮겨가며 자르는 일은 번거롭지만
그래도 고르게 잘라진 빵을 보며 흐믓해진다.
두개씩 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었다. 깔끔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