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장마철의 마당정원
장마가 시작된지 2주가 넘어가고 있다.
역대급 폭우도 내렸단다.
한달 전부터 장마 준비를 했다.
주문했던 비가림막이 너무 늦게 도착해서
다이소에서 샤워커튼까지 구입했었다.
비가 쏟아지면 몇번씩 뛰어나가 고쳐야했다.
단지 꽃이 물에 젖어 떨어지는 게 싫어서...
비가 오면 처마 밑으로 옮겨졌다.
비가 그치면 이자리로 돌아오곤 했었다.
그래도 고생한 덕분에 아이들은 활짝 꽃을 피우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었다.
몇일 전에 도착한 겹페츄니아도
제대로 된 꽃이 피었다.
꽃이 많이 피면 늘어지라고 행잉으로 매달았는데
비가 내리면 꽃도 떨어지고 언제 늘어지나...
옆에 꽃몽우리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 빨리빨리 많이 많이 피어라~~
아메리칸블루는 작고 귀여운 파란색 꽃이 핀다.
이 아이를 만나려면 부지런해야한다.
아침 일찍 피어서 12시가 조금 넘어가면 닫히기 시작한다.
매번 비를 피해 옮겨주었더니
비가 쏟아지던 날도 파란 꽃들이 활짝 피었었다.
공작아스타는 꽃이 달랑 한개다.
날씨가 좋지면 더 많은 꽃들이 필 준비를 하고 있다.
드디어 기다리던 클레마티스가 피었다.
빨간색인줄 알았는데 보라빛이다.
더 예쁘다
폭포 처럼 핀 모습을 보고 싶어서 베란다에 줄을 매주었다.
이제 시작이다.
더 예쁜 꽃을 보려면 5월에 순을 잘라주어야한다고해서
몽땅 잘랐는데 두개가 살아남아 꽃이 피었다.
라임색의 꽃이 피어서 날씨가 쌀쌀해지면 핑크색으로 변한다고 했다.
그런데 너무 일찍 피어서 한달 넘게 저러고 있다.
핑크색이 되기전에 늙어서 떨어질 듯하다.
어릴때 먹던 계란과자가 생각나게하는 꽃이다.
하얀색도 예쁘고 노란색도 곱다.
핑크색 마가렛을 구입했는데 1년생이란다.
여기저기 올라온 글들은 기냥 마가렛은 취급을 안한다.
도대체 목마가렛이 뭐길래...
외목대가 뭐길래 ...
모두들 목마가렛 외목대를 키우는지 궁금해서 나도 구입해 봤다.
갑자기 너무 커져버려서
2~3일전에 큰 화분에 분갈이를 해주었다.
그랬더니 꽃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ㅎㅎ
물과 햇볕을 좋아한다는 건 알았지만
어제 그 비를 맞고 오늘 오후 늦게 꽃대가 들어눕는다.
물이 모자라는 걸까? 햇볕이 그리운 걸까?
잉카가 다시 피기 시작했다.
비를 조금만 맞아도 시들어 버려서
꽤 조심을 했었던것 같다.
뽀송뽀송 피어오르는 잉카의 주름이
오늘은 특별히 더 신나보인다.
잉카는 노랑도 이쁘고, 주황도 사랑스럽지만
둘이 같이 있을때 더 빛이 나는 것 같다.
같이 피어서 더 예쁘다.
처음 보는 꽃이었다.
노란색 꽃이 이뻐보여서 그냥 데려왔는데
꽃이 납작하다.
화분 밖으로 얼굴이 잘 나오지 않을 만큼
키가 작은 난쟁이 꽃이다.
비를 피해줄 수 없어서
피어나다가 비를 맞으면 주저 앉고
두세차례 만에 활짝 피었다.
옆에 같이 심은 빨간 카네이션은 아예 꽃이 올라오지도 못한다.
장마야 어서 가라~
사진 찍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서 찍느라고 꽤 애를 먹었다.
사진기를 거꾸로 들고 찍었다.ㅎㅎ
다섯개씩 묶어 판다고 해서 5개를 몽땅 데려다
길다란 화분에 나란히 심었다.
비를 맞아도 해가 쨍쨍해도 아무일 없이 잘 자라고 있다.
무늬가 있어서 더 특별해 보인다.
백화점에서 비싼 가격에 구입해온 쪼그만 호랑가시는
일주일에 한번 물을 주라고 했었다.
날이 갈 수록 한가지 한가지 죽어갔다.
물을 많이 주어도 적게 주어도 햇볕아래 두어도 그늘에 놓아도...
하루 하루 말라죽어 갔다.
한데 이 아이는 큰 화분 아래 두었는데 싹도 잘나고
비를 줄줄 맞아도 아무 문제 없이 잘 크고 있다.
하얀 꽃이 핀다는 데 꽃은 언제쯤 나올까?
리갈 제라늄의 성공으로 용기를 얻어 구입한 제라늄이다.
붉은색과 진분홍, 2개를 구입했는데
진분홍은 꽃이 다지고 붉은색만 꽃이 남았다.
랜디제라늄은 리갈 제라늄과 많이 비슷해 보여서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데려왔었다.
이 아이는 랜디제라늄을 심으며 부러진 가지를 삽목해서 심었다.
심었다고 하기엔 그냥 꽂았더니 벌써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아이가 돈 주고 데려온 랜디 제라늄이다.
한차례 꽃을 다 피우고 다시 몽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제라늄이 장마철에도 이렇게 잘자라는 지 미쳐 몰랐다.
봄부터 끊임없이 피던 이아이도
이젠 꽃이 거의 다 떨어졌다.
비를 맞아 떨어진게 아니라
비를 피해주느라 꽃을 다 떨어뜨렸다.
하긴 이젠 떨어지고 쉴때가 되긴했다.
마당 장미도 한차례 꽃을 피우고
두번째 꽃이 나오기 시작했다.
노란색과 핑크가 같이 핀다.
역시 홀로 피는 것보다 색이 어우러지는게 더 이쁘다.
영국장미가 우아하다고 하지만 난 독일장미가 더 좋다.
사계 관목장미는 위로 올라가는 것보다 옆으로 퍼지는 장미라고 해서
마지막으로 보라색 노발리스를 데려왔다.
올때 보라색 한송이를 달고 왔는데
곧 시들어지고 한차례 전지를 해주었다.
어제쯤 보니 꽃이 나오기 시작한다.
기특한 녀석~
장마에도 아랑곳 않고 작은 나무에
주렁주렁 핑크색 꽃몽우리들이 달려있다.
얘는 말해뭐해~
햇볕이 너무 강해지니 색이 금새 허옇게 바랜다.
장마가 시작되고 좀 나아졌다.
한창 무더기로 피더니 이젠 꽃이 많이 떨어졌다.
살짝만 건드려도 "나 건들지 마! 떨어질테야~"라고 외치는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이 아이가 제일 화려하고 예쁘다.
고급스럽게 보인다고 엄마가 그러셨다.
비를 피해 자꾸 옮겼더니 앙상해졌다.
베란다의 부겐빌레아도 아직 한창이다.
다이소에서 구한 샤워커튼을 잘라서 비가 오면 씌어주고
비가 그치면 벚겨주기를 몇번이나 했나...
덕분에 베란다는 아무일 없다.
두번째 피기 시작한 주황색 부겐빌레아가
점점 꽃이 많아지고 있다.
가지 세개를 한꺼번에 묶어주었다.
칠랄레 팔랄레 사방으로 뻗어서 주체하기 어려워서..ㅎㅎ
오래전에 구입해서 사용하기 불편했던 철제바구니를
버릴까하다가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작은 화분들을 모아 넣었더니
간편해지고 보기 좋아졌다.
마가렛, 목마가렛, 랜디제라늄, 리갈제라늄, 페르시아 블루 데이지 다.
자전거를 3대나 구입했다.
뭔가 예쁘게 꾸며보고 싶은데
마당이 너무 작아서 할 수 있는게 없다보니
이런 소품들을 자꾸 들이게 된다.ㅜㅜ
벽을 뚫고 나오게 달려고 했는데
담이 워낙 오래되어서 혹시 못을 박다가 무너질까
그냥 장미아치에 달고 그위에 아메리칸 블루를 올려두었다.
나름 운치가 있다.
작년 가을 성급하게 구입했던 자전거 화분대다.
지금은 수국화분 3개를 올려두었지만
햇볕이 잘 드는 곳이라면 꽃이 많이 피는 화분을 올려두면 정말 이쁘다.
하늘로 날아가는 자전거 처럼 만들고 싶었는데
쉽지 않아서 포기하고 지금은 다이아시아를 올려두었다.
다 나오게 찍으면 보기 흉한 것들도 보여서
살짝 만 나오게 했다.
비가 안올때도 그냥 두어도 해도 들고 바람도 통해서 편하다.
장마가 끝날때까진 그대로 둘 생각이다.
매달고 걸고 올려두고,
해를 좋아하는 아이, 해를 반만 봐야하는 아이...
특성이 각각 달라서 수없이 옮기고 또 옮기고 했었다.
드디어 저 작은 사각형 안에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에 거의 다 넣었다.
이젠 좀 편해져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