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2024년 12월 20일, 나의 애플 워치
포도주빛 바다
2024. 12. 2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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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컴퓨터도 가전 제품이라는 말에 동의하며
올봄 12년 사용하던 컴퓨터 교체를 고민하며 집앞 LG센터에 들렀다.
올인원 PC의 끼워 팔기 처럼 애플 워치를 데리고 왔다.
장장 30만원 짜리 시계를...
나이를 먹어가며 예상치 않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있었고
실제로 혼자 있다가 급박한 일을 당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사고 시에 필요할 수 도 있다고 생각 하던 차에
깡총깡총 뛰 다니는 스누피에 홀딱 넘어가고 말았다.
물론 편하고 쓸모 있는 것도 많겠지만
나야 별반 사고날 일도 없고 외출도 거의 못하고 있어서
그냥 30만원짜리 만보기로 사용 중이다.
뽀다구도 쬐꼼 나고...ㅋㅋ
그러다 며칠 전 세입자가 화장실 문고리를 습기로 뭉게 놓고 이사를 갔다.
그 문고리를 고치러 갔다가 쉽게 되던게 잘 되지 않아서
확인하러 안쪽에 들어갔다가 문이 닫히며 잠겨 버렸다.
구멍 밖으로 보이는 내 핸드폰은 침대 위에 있다. ㅠㅠ
모든 연장은 문 밖에 있고 폰도 밖에 있고
창문도 없는 화장실이다.
사람들은 모두 외출 중이라 소리를 질러도 들을 사람이 없다.
문을 부실 수 있을까?
아 맞다. 애플워치~!
그러다 생각이 났다.
한번도 통화를 해본적 없다.
안되면 쉬리라도 불러볼 수 있지 않을까?
엄마를 도와주러 오셨던 보호사 샘한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통화에 성공했다. 그것도 길게 잡음 없이~~^^
내가 설명하는 대로 어찌 어찌 잘 따라 주셔서 문을 열고 나왔다.
10년 감수했다. ㅎㅎㅎ
이렇게 애플 워치의 덕을 볼 줄이야.
30만원이 아깝지 않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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