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가을여행-주산지
주산지까지 가는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한 10분? 20분이 채 안되는 거리를 달리는 동안에도
여기저기 보이는 단풍은 자꾸 나를 멈추게 한다.
붉게 물든 단풍 나무길... 헐..이런 멋진 길이...
몇번이나 차를 세웠을까... 하지만
이틀 동안 차를 멈춘 횟수를 세보면 정말 엄청 났다.
사고 위험까지 감수하면서...ㅋㅋㅋ
드디어 주산지 입구에 도착했다.
보통 사람들은 20분 정도 산책을 하면 도착하는 거리지만...
엄마 한테는 너무 멀고 힘든 길이다.
그래서 몇일 전에 농담처럼 엄마는 주차장에서 1시간 만 혼자 놀고 있으라고 했지만
그래도 조금 이라도 걸어보자고 손을 잡고 출발했다.
하지만 입구에서 먼저 가라고 좀더 올라가서 기다리신다고 나를 보내셨다.
입구에 대여 가능한 휠체어도 보였지만 도저히 내가 밀고 올라갈 거리는 아닌 것 같아 포기했다.
미안함은 내일 갚아드리기로하고...
고즈녁한 길이다.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으면 참 좋을 듯한길...
응달진 길은 땀도 나지 않을 듯하지만
저 길에 앉아서 나를 기다릴 엄마는 많이 추을 것이라서 발길을 재촉했다.
뛰듯 걸으니 땀이나고 좀 힘이 든다.
아무리 바빠도 사진은 포기할 수 없어서 걷다가 찍다가...^^
드디어 보인다.-_-;;;
하지만 처음 직접 본 주산지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사진으로 수없이 보던 모습에 비해 너무 초라해 보인다.ㅜ.ㅜ
파노라마로 보기~^^
옆으로 난 오솔길이 보인다.
조망대 가는 길이라고 써있었나?
아마 주산지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드디어 조망대에 도착하니 수 없이 보았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역시 주산지는 실제 모습 보다 사진으로 과장된(?) 사진들을 너무 많이 보았구나 싶어진다.
그래도... 역시 주산지다.
난 다른 사진 작가들 보다 실력이 모자라고...
적절한 타임을 맞추지 못한 탓에 많이 부족한 사진이지만...
그래도 힘들게 온 보람은 있었다. 멋지다.
다음에 오면 새벽녘에 올라와 보고 싶어졌다.
기회가 있겠지...^^
여유있게 좀더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추운 산길에 혼자 기다릴 엄마 생각에 발길을 재촉했다.
입구에 혼자 앉아 나를 기다리는 엄마의 차갑게 얼은 손을 잡고 내려왔다.
4년전에는 나랑 유럽에도 다녀왔는데... 너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한해 한해 세월의 흐름이 너무 빨라 도저히 늦출 수가 없다.
낙엽이 또 지고있는 것이다.
이젠 정말 엄마를 위해 출발했다.
바다를 보러 동해를 향해...
한데... 왜 이렇게 차를 세울 일이 많은지...
아쉽지만...
불타는 단풍을 뒤로 하고 울진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