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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너무 예쁜 날이다.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베란다 아래로 한개씩 늘어가는 화분들이 보인다.
몇년 동안 엄마랑 지겹게 싸웠었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는 엄마가 포기하지 못했던 것들이었던 화분들...
이제는 엄마가 힘에 부쳐서 돌봐줄 수 없겠되었으니
없애는게 좋겠다고 독촉했었다.
집수리를 핑계로 대부분의 화분들을 어렵게 없애셨다.
하지만 어느날 부턴가 내가 한개씩 화분을 늘여가고 있다.
웬일이니...-_-;;;
베란다에 들이친 가을 빛이 너무 아름답다.
내가 너무 너무 좋아하는 가을이다.
하지만 가을이 점점 속도를 내면서 짧아지고 있다.
그래서 더 서글픈가?
카푸치노 한잔을 들고 베란다에 앉았다.
집앞으로 보이는 골목을 내려다 보며
멍...하니 한참을 있었다.
정말 오랜 만에...
아주 아주 오랜 만에 마음이 평안해진다.
현재에 대한 불안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나를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하던 것들도 잊고...
그렇게 마음에 맺혀있던 것들을 하나둘 내려 놓아본다.
2015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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