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초 장마비가 줄줄 쏟아지는 날
인동이 도착했었다.
그날 부터 8월 말까지 끊임없이 꽃을 피우고
가을이 되면서 빨깐 열매까지 맺혔었다.
겨울이 오면서
열심히 싸매주고 추위에 대비하느라 했지만
역시 화분에서 키우기에는 쉽지 않은 아이였던 것 같다.
안타깝게 봄에 살아나지 못했다.
못내 아쉬워 올해 다시 구입했지만
꽃은 고사하고 자라지도 않는다.ㅜㅜ
그야말로 꽃이 너무 단정하게 생겨서 데려왔던 아이다.
작은 꽃이 한꺼번에 피면 너무 이쁠것 같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알려준 방법이 우리집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하루 하루 말라가다 몇일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핑크색 단정화와 세트로 같이 키워보고 싶어서
데려왔던 흰색 백정화다.
꽃대가 짱짱해요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아이도 잘 견디지 못했다.
조금씩 조금씩 말라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었다.
마치 꽃이 피고 나면 죽는 나무 처럼 느껴졌다.
작은 꽃이 너무 사랑스러워
작은 도자기 커피드리퍼에 심어놓았던 애기용담이다.
이렇게도 예쁘게 자라던 아이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자꾸 물러지더니 말라버렸다.
프랑스 샤모니에서 에델바이스를 처음 본 순간부터
늘 꿈처럼 갖고 싶었던 아이였다.
꿈처럼 3포트를 데려왔지만
왜그런지 한달을 못 버티고 말라죽어갔다.
그래도 아쉬움에 또 구입해서 재도전을 했지만
또 같은 길을 걸었다.
작년가을 화원엘 들렀다 용담 두포트를 구입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가 물어보면
지금은 시즌이 아니니 내년 봄에 오라고 해도 좋지 않았을까?
파란색 용담, 보라색 용담 모두 꽃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봄에 새순이 나오다 그냥 스러지고 말았다.
이웃이 선물로 주신 너무 멋진 나무였다.
올때부터 작은 조팝 꽃이 종종종 달려있는 모양도 예뻤고...
봄 내내 예쁘고 하얀 조팝꽃이 눈처럼 예쁘게 피었었다.
하지만 꽃이 지면서 한쪽 가지가 마르기 시작하더니
결국 나무 자체가 죽고 말았다.
보내주신 이웃에게 어찌나 죄송하던지...ㅜㅜ
몇년전 네덜란드 여행에서
작은 마을의 집집마다 울타리 처럼 둘러쳐져있던
호랑가시 나무를 잊지 못했었다.
그러다 현대백화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비~싼 가격에 아주 작은 아이를 데려왔다.
가르쳐준데로 관리를 해주었는데도
자라는 속도 보다는 말라죽는 속도가 더 빨라서 죽고 말았다.
* * *
일년 정도 정말 열심히 나무와 꽃을 키우면서
내가 어리석어서 아이들을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집에 잘 맞는 아이와 절대 안되는 아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조량이 너무 높아서 8시간 이상 햇볕을 필요로하는 아이들은
너무 너무 잘 자라고 꽃도 잘 피우지만
만약 아니라면 참 견디기 힘든 환경일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많은 화분을 만들 계획은 없지만
혹시라도 데려온다면 잘 고려해서
더 이상 죽는 아이들을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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