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슬금 슬금 목주변이 뻐근해 오기시작한다.
편두통 전구증상이 시작되었다.
따듯한 물에 샤워를 하고 엄마 파스를 얻어 붙였다.
운이 좋으면 파스 하나로 그냥 넘어가는 날도 있다.
위가 살살 꼬이기 시작한다.
전자렌지에 핫팩을 돌려 배에 찜질을 했다.
이렇게 지나갔던 날도 있었다.
약은 먹지 않기로 했다.
지난 3년 동안 너무 먹어댄 덕분에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어차피 시작된 두통은 먹어도 안먹어도
아플 만큼 충분히 아퍼줘야 낫는 걸...
하지만 제발 아침엔 무사하기를...
그리고 월요일 아침이 시작되었다.
기대와 다르게 두통은 여전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주기를 바랬지만
점심시간이 다가오면서 증상이 악화되고 있다.
점심은 걸렀다.
아무래도 내일 아침엔 위경련까지 갈듯한 기세다.
조퇴...결근... 생각할 수록 머리가 복잡하다.ㅠ.ㅠ
그래서 다니던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원장님 놀러가신 모양이다.
3시에나 들어온다는데 난 3시에 수업이다.
소파에 누워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소리에 깨었다.
부장님이 와이파이가 된다는 소식에 들르셨다.
한블럭 넘어에 있는 내과를 소개해주셨다.
편두통으로 단 한번도 병원엘 찾아가 본적 없었는데...
너무 아프면 아파서 못가고 조금 덜 아프면 그러다 말겠지 하고 참았다.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아픈 머리를 움켜잡고 병원에 들어섰다.
중년의 여의사는 생각보다 친절했다.
징징거리는 내 얘기를 다 듣고는 처방을 주었다.
전구 증상이 있을때 먼저 먹는게 더 효과적이라고...
위경련이 있다고 했더니 위를 보호해주는 약도 지어준다.
덤으로 물었다. 간기능관리와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간기능 43이라는 수치는 웃기는 숫자니 신경 쓸것도 없으며...
HDL-콜레스테롤은 타고 나는 거라서 아무리 애써도 어렵다고...
방법은 운동과 흡연 뿐인데...흡연하실래요? 한다. ㅎㅎㅎ
틈틈히 운동하면 된다고 너무 걱정 말라고 위로하고 보냈다.
약국에 들러서 바로 편두통 약을 먹었다. 정말 나을까?
그리고 돌아와 마지막 수업을 하고 낫더니 거짓말 처럼 두통이 가라앉기 시작한다.헐~
빨라도 내일 오후나 되어야 나을거라고 생각했던 두통이 말이다.ㅎㅎㅎ
처음 위장약을 먹고 나서 구토가 나려고 해서 걱정했었는데 다행이 그것도 가라앉는다.
편두통을 앓아본사람은 다 아는 전구증상이 시작되면 바로 약을 먹으라고 했다.
다음에 병원에 가면 왕창 지어달라고 해서 들고 다녀야겠다.
30년 가까이 나를 괴롭히던 지긋지긋한 편두통에서 정말 벗어나게 될까?
진작 병원에 가볼껄... 뒤늦은 후회를 뼈저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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