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만 지낸 시간이 만 2년이 넘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언제가 부터 집 안에 꽉차있는 것에 답답함이 느껴져서
하나씩 하나씩 뽑아내기 시작했다.
오래 된 책들 중에 팔 수 있는 건 팔고 버릴 건 버리고...
서가에 빈 공간이 조금씩 생겨나는 게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 빈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어 고민하다가 인서트 십자선반을 구입했다.
10여년에 걸쳐 구입한 서가들이 그 당시의 유행이나 판매되는 상황에 따라
컬러가 계속 바뀌어 월넛, 크림+오크, 크림 등의 다양한 컬러가
거실에 뱅뱅돌아가며 놓여있다.ㅎㅎ
색상별로 구입할까 했는데 판매되는게 오크 밖에 없었고
대충 여기저기 무난하다 싶었다.
한개는 카메라 선반용이라
카메라와 렌즈 몇개를 올려 두었다.
종이 상자 위에 초라하게 낡은 가방에 담겨 올려져 있었는데
살짝 보기도 좋고 사용도 편해졌다.
몇년 전만 해도 일부러 카메라를 한 몸 처럼 들고 다녔지만
슬프게도 지금은 카메라를 들고 갈 곳도 없고, 핸드폰으로 대체하고...
10여년 동안 나와 동행했던 친구 같은 아이들이라
대접해주고 싶은 마음이 컷던 모양이다.
다른 한개는 서가에 올려두고 작은 책과 장식품들을 올려했지만
책을 올리기는 사이즈가 안맞고 장식품은 너무 깊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릇장에 있던 인서트ㄷ자 선반과 바꾸었다.
언제가는 마음에 안 드는 이 그릇장을 확 바꾸는 게
내 마지막 작업이 될 것이다.
ㄷ자선반과 십자선반을 바꾸어
내가 아끼는 커피잔을 올려놨다.
어제 다녀간 중3 조카녀석이 바뀐 거실에 앉아
여기저기 고개를 돌려보더니 나름 아늑한 것 같다며 한마디 건네준다.
고생한 보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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