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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와 지칭개

by 포도주빛 바다 2021.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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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봄쯤 내가 처음 만났던 지칭개다.

그렇게 이쁠 것 없는 흔하디 흔한 풀이다.

처음 사진에 담고 이름을 알고 나서는 어디선가 이아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지칭개다~!!" 반가워진다.

 

 

그리고 그해 여름 여행중 몽블랑을 올라가는 길 근처에서 지칭개를 또 만났다.

해외에서 친구를 만난 것 처럼 왜그렇게 반갑던지...

사진기에 담고 또 담고...

 

 

처음 지칭개를 보았을땐 엉겅퀴인줄 알았었다.

어렸을때 자주 보았던 백과사전 회사(울 삼촌이 이회사에 다니셔서...)의 로고가 엉겅퀴였던 탓에

엉겅퀴는 잘 기억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덜 핀 엉겅퀴 쯤으로 생각이 들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그랬는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무 정이 가고 눈에 띄었었다.

 

 

몽블랑 근처에서 지칭개를 찍다 이사진을 얻었다.

친구들이 많이 좋아해주었던...

 

 

 

지칭개

지칭개는 우리나라 농촌 들녘에서 아주 흔하게 관찰되는 터주식생(ruderal vegetation)의 대표적인 종이다.

뿌리에서 여러 갈래로 돋아나는 줄기가 다발을 만들며, 몇 포기만으로도 넓은 면적을 덮을 만큼

큰 무리를 만들기도 한다. 
지칭개는 초가을부터 발아하기 시작해서 겨울동안에는 땅바닥에 바싹 붙은 로제트 잎으로 보낸다.

봄이 되면 로제트 한 가운데에서 속이 빈 줄기가 솟아오른다.

7, 8월이면 고사하며, 겨울을 포함해서 연간 10~11개월을 꽉 채우는 해넘이한해살이다.

지칭개는 지리적 위치에 따라 종자 발아율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3) 서식처의 수분환경이 양호하다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아주 왕성하게 살아간다. 오히려 건조한 장소에서는 살지 않는다.
환경이 건조해지거나 뜨거운 한 낮에는 줄기에 달린 경생엽()이 줄기와 평행하게 일제히 하늘로 향한다.

수분을 덜 빼앗기기 위해서다. 솟구치는 땅바닥의 복사열은 잎 뒷면의 솜털(綿)로 방어한다.

그래서 특히 건조와 습윤한 기후가 뚜렷한 대륙성기후지역에서 경쟁력이 있다.

지칭개속에는 유일하게 지칭개 1종이 있으며, 엉겅퀴와 가장 가까운 속이다. 

한글명 ‘지칭개에 대해 ‘지치광이’란 방언이 있다.

그런데 19세기초 『물명고()』8)에는 “옛날 사람들이 ‘엉겅퀴(, 대계)’와 혼동했지만,

한자 ‘마계()’이며 ‘즈츰개’란 한글명이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지칭개는 옛사람들이 분명하게 인식했던 생활 속의 들풀이었던 것이다.

‘즈츰개’의 어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외부 형태나 살고 있는 서식처환경을 고려할 때,

그 이름은 순수 우리말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농촌의 습윤한 밭 근처에서 흔하게 관찰되기 때문이다.

특히 약초와 식용으로 널리 알려졌던 엉겅퀴 종류와 외형이 비슷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지칭개 [Lyre-shaped hemistepta] (한국식물생태보감 1, 2013. 12. 30., 김종원)

 

 

 

몇년 쯤 지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009년 여름인가 엄마랑 성묘를 갔다가 근처에서 엉겅퀴를 발견했다.

지칭개랑 참 많이 닮아있었는데  언듯 보아도 지칭개보다 훨씬 화려하고 꽃 송이도 크다.

 

 

이렇게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예뻐서 한참을 이리저리 사진에 담았던 기억이 난다.

 

 

무덤가에 예쁘게 피었있던 엉겅퀴도 늘 기억에 남아있었다.

 

 

 

엉겅퀴

야생하는 엉겅퀴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이름 첫 글자가 ‘엉’으로 시작하는 것은 이 엉겅퀴뿐이며, 엉겅퀴 종류를 대표한다.

엉겅퀴 종류 가운데 늦봄부터 시작해서 한여름에 걸쳐서 꽃이 피는 것도 이 엉컹퀴뿐이다.

다른 대부분 종류는 늦여름에 시작하거나 주로 가을에 꽃이 핀다.

엉겅퀴는 예전보다 흔하지 않다. 서식처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도시지역에서는 살지 않으며, 깨끗한 산간지역과 농촌지역에서만 잘 산다.

엉겅퀴는 양지바른 초지에 사는 이차초원식생을 대표하는 여러해살이 키가 큰 초본()이다.

벌과 나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개방입지에 산다.

응달지거나 축축한 습지에서는 살지 않는다.

생물기후학적으로 대륙성기후는 아무리 덥더라도 음지에 들어가면 시원하고 상쾌한 것이 특징인데,

이런 기후지역에 사는 전형적인 대륙성 초본이다.

한반도가 그런 대륙성 기후의 중심에 있다.

엉겅퀴라고 부르는 현재 명칭은 한거싀라는 한글명에서 변화되었다.

크다는 의미의 ‘한’이란 접두사의 음운변화에서 ‘엉’이 된 것임에 틀림없다.

지금도 경북 북부지방에서는 큼직한 가시가 나 있는 식물체를 보면 ‘엉성스럽다’라고 말한다.

방언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우리말의 뿌리다.

찔레의 방언에 엉거꿍이란 명칭도 있다. 마찬가지로 엉겅퀴처럼 표독스런 가시가 있는 공통점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엉겅퀴 [Korean thistle, Ussuri thistle] (한국식물생태보감 1, 2013. 12. 30., 김종원)

 

2010년 프랑크프르트 호텔 앞에서

 

2010년 리기산에서

 

여행을 할때면 틈틈이 야생화를 찍었었는데 그 틈에 끼어서 찍힌 사진이 보인다.

모아 놓고 보니 사진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이 재미있다. 

 

 

2주전 주일 아침 유난히 햇살이 이쁘게 빛나던 날 

교회 가는 길에 주차장 옆에서 또한번 만났다.

당연히 지칭개네~라며 핸폰을 꺼내 사진에 담았다.

 

언제 부턴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는 날이 많아지고

카메라가 가방 안에 있었는데도 손쉬운 핸폰으로 찍고 있는 내모습이 좀 낯설다.

그래도 바쁜데 어떻게 그럼...-_-;;;

핀이 많이 나갔다.ㅜ.ㅜ

 

 

너무 오랫만에 만난 꽃이 반가워 예전 추억까지 소환하며 정리를 하다 보니...

ㅎㅎ 이 아이도 지칭개가 아니라 엉겅퀴였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백과사전 설명이 무색하게 

서울 한복판 주택가에 이렇게 피었다.

 

 

지칭개와 엉겅퀴 사진을 모두 모아 모아 정리하다 보니 

마음도 따듯해지고 옛날 추억도 떠올려보며 잠시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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