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당인리 발전소 주변에 멋진 벚꽃 길이 유명하다는 기사를 읽고
벚꽃이 피면 한번 쯤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지난주에 친구가 꽃이나 보러 가자는 제안에 생각이 났다.
오늘 홍대 정문에서 만나서 상수 역 4번 출구까지 걸었다.
많이 걸어야 할까 싶어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가까이에 한 100m쯤 이렇게 예쁜 벚꽃 길이 보인다.
날씨도 좋고 게다가 가끔 불어주는 바람에 꽃이 비가 되어 쏟아진다.
후두둑 떨어지는 꽃비를 맞으며 걷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20년 쯤 전, 후배들의 초대로 덕수궁에서 꽃비를 맞으며 도시락을 먹던
기억이 자꾸만 떠오른다. 너무 행복했었던 기억이...
거리는 마치 눈이 내려서 덮힌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온통 하얗다.
바닥이 폭신폭신하다.
나는 지금 눈 밭에 서있습니다.
이 길을 두 번이나 돌았다.
처음엔 잘 몰라서 밥 집을 찾다가 한 바퀴...
점심을 먹고 아쉬움에 또 한번...
생각보다 멀지 않은 거리라 숨쉬기 운동만 4년째 인 나도 할 만하다.ㅎㅎ
이렇게 활짝 핀 벚꽃은 정말 오랜만이다.
찾아가 보면 덜 피거나 떨어져 시들거나...
그래서 언제가 부터 꽃구경은 포기하고 말아버렸는데...
드디어 당인리 발전소 앞까지 왔다.
우리 집에서 늘 굴뚝만 보면서 자랐다.
어느 날 갑자기 시커먼 연기를 쏟아내던 무섭던 그 굴뚝이다.
문을 닫은줄 알았는데 아직도 운영중인 모양이다.
이젠 높은 건물에 가려져 우리집에서도 볼 수 없다.
이 길의 왼쪽으로 빠지면 예쁜 카페 골목이 나온다.
불행하게도 점심 식사를 할 식당이 없어서 식당을 찾느라 사진을 못 찍었다.
식사를 하고 커피 한잔 하고 싶었던 아쉬움이 남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친구와 오랜만의 봄나들이를 했다.
행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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