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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이야기

그리스인 이야기 3-알렉산드로스

by 포도주빛 바다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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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살림출판사

 

 

알렉산드로스가 죽었다.

"마지막 이별"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오며 눈물이 났다.

비잔틴제국의 마지막 황제처럼 전쟁터에 몸을 날리며 장엄하게 죽은 것도 아니었고

공화정의 수호자들에게 살해당한 카이사르 처럼 억울한 죽음도 아니었다.

32세의 젊은 왕이 말라리아 쯤 되어보이는 전염병에 걸려 어의 없이 사라졌다.

어쩜 그것이 더 슬펐던 것일까?

그의 재능과 이제 갓 서른 둘이라는 나이 때문에...

 

이제 드디어 "그리스인 이야기"가 거의 끝나간다. 아니 끝났다.

이미 알렉산드로스가 죽었으므로...

알렉산드로스를 제대로 읽고 만난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20대에 세계를 제패하고 젊은 나이에 죽어간 인물...

한니발과 스키피오, 카이사르라는 걸출한 제자들을 만들었다는 건

이미 로마인이야기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었다.

내겐 너무나 유명해서 호기심도 관심 조차 없었던 인물이었을 뿐이었다.

 

아주 오래전 내가 배우고 가르쳤던 성경공부 교제에서는

구약과 신약 사이의 400년간의 침묵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그 동안 하나님은 그의 섭리로 여러나라를 준비시켰다.

헬라제국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의 문명을 통일시키고 국제적인 언어를 준비하였다.

로마는 세계적인 제국을 건설하고 어디에나 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있었다."

알렉산드로스가 꿈꾸었던 세계와 그의 사후 헬레니즘 세계를 보며

이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그의 짧은 생애를 읽으며 젊고 뛰어난 재능에 따른 그의 무모함이

그를 동방으로 이끌었다는 내 선입견이 무너졌다.

이젠 역사의 이끌림을 따라 앞만 보고 달렸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한 개의 영혼을 두개의 몸으로 나누어 가졌다고 할 만큼 영혼의 단짝이었던 친구의 죽음이

어쩜 더 쉽게 무너져 버리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의 죽음 앞에서 안타까움이 너무 커서 한 줄 적어본다.

 

2020년 1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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