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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이야기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

by 포도주빛 바다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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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오후 깜짝 선물을 보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읽어보니 나한테 도움이 될 듯한 도서 한권을 보낸다는...

아마 주소를 몰라서 연락을 했을 것이다.

몇일 지나야 도착할 줄 알았는데 어제 오후 도착을 알리는 문자를 받았다.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라는 에세이...

사실 난 에세이를 별로 안 좋아한다.

대부분 염세적인 것도 싫고

세상 모든일을 혼자 다 아는 듯한 어투가 영~ 거슬려서 몇번 읽다가 관뒀다.

삶 자체가 에세인걸...

그냥 내 일기를 읽는게 더 나한테 공감 되고 위로가 될 때가 있는데...ㅋ

 

 

하지만 이책은 글이 아주 적다.

그리고 그림이 많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다.ㅋㅋ

 

어제밤 자기전 컴퓨터를 끄고 책을 들고 들척 거렸다.

짧은 글 사이로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나와 같은 ISFJ가 아닐까?

 

유난히 예민해서

그리고 세상 모든 일은 내가 예민한 탓이라는 

비난 속에 살아온 나와 많이 닮아있어서 공감을 느꼈을까?

4분의 1쯤 읽고난 첫 느낌은 그냥 내 이야기였다.

 

내가 정의한 나의 삶은 "크리스찬 컴플렉스"였다.

왼뺨을 때리는 사람에게 오른뺨을 대주고

겉옷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속옷까지 벗어줘야하고

오리를 가자는 사람들에게 십리를 가줄 수 밖에 없었던...

 

하지만 이제는 컴플렉스를 벗어나기 위해 바꾸었다.

웃으며 왼뺨을 맞아주고 다시는 얼굴을 보지않고

겉옷을 달라면 기쁘게 벗어주고 연락을 끊고

오리를 함께 가주고 영원히 안녕을 하는 것이다.

 

내 주변에 넘쳐나는 소시오패스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 남는 방법은

오해하면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오해하는 사람들과 함께 걷지 않는 것이다.

 

지난 10년동안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되지도 않는 상황 속에서

관계의 붕괴를 겪으며 전쟁을 치뤘다. 

지금도 그날들을 떠올리면 귓가에 총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나를 복닥거리게 만드는 의미 없는 수 많은 사람들보다

나를 이해하는 사람들, 나에게 공감해주는 이들

한 두명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배웠다.

 

2021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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