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쯤 30여만원짜리 식기세척기를 처음 구매했었다.
식기세척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면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ㅎㅎ
마루 바닥에 누워 팔다리를 흔들며 행복해 했었다.
엄마는 나보다 물을 조금 쓴다고 좋아하셨다.
식구가 얼마나 된다고 식기세척기냐고 비아냥 거리는 말도 들었었지만
허리가 아픈날은 하루종일 세척기를 돌리며 게으름을 떨면
하루나 이틀 만에 허리통증도 낫는다.
설겆이가 참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그 이쁜 식기세척기도 나이가 먹고 슬슬 망가지기 시작했지만
요즘 식기세척기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좀더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내 눈에 뜨인 게 초음파 세척기다.
초음파 세척기가 식기세척기로 쓰일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식기세척이 될까? 궁금했다.
뽀득뽀득 잘 씻긴다는 대부분의 상품평을 보며
몇일 동안 고민을 하다가 또 질렀다.
이아이가 실체 초음파를 발생시키는 본체라고 보면 될듯하다.
전원을 넣고 강도,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초음파 발생기만 있는 아이로 구입할까도 고민했었지만
그것도 불편할 것 같아서 일반적인 아이로 결정했다.
싱크대 안에 넣고 사용하도록 디자인 된 제품이다.
하지만 수전도 낮아서 걸리기도하고 좁고 불편할 뿐아니라
싱크대를 닦는 것도 힘들것 같아서 옆에 올려놓기로 했다.
본체는 멀리 떼어 놓으라고 했지만
방향이나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바로 옆의 구셕에 두었다.
조심조심 사용중이다.
설겆이를 끝내고 나면
따라온 네트망 위에 그릇을 엎어 둘 수 있지만
설겆이 된 그릇을 커버하기엔 많이 작다.
예전에 설겆이가 많은 날 사용하던
접이식 식기건조대가 있어서 옆에 두었는데
둘이 세트 처럼 색이 같다. ㅎㅎ
세척기를 싱크대 위에 올려두면 문제가 되는 게 바로 물버림이다.
배수구가 가운데 있어서 그릇을 다 꺼내고 싱크대 안으로 옮겨서 물을 빼야한다.
번거롭기도 하지만 힘이 들어서 세척기를 사용하는 보람이 없어진다.
고민하다 몇 달 전 구입한 수세미선반을
세척기 밑 배수구에다 끼웠다. 아니 세척기를 올려 놓았다.
다행히 뒤로 물이 빠지지 않고 싱크대 안으로 물이 쏙 빠져준다.
덕분에 일도 반으로 힘도 반으로 줄었다.
기름이 묻은 작은 팬과 세척기 세정제
한방울(펌핑한번)을 넣고 세척기를 돌렸다.
정말 상품평처럼 뽀득뽀득 씻길까?
정말 뽀득뽀득 씻겼다. ㅎㅎㅎ
그래서 그날 사용하던 식기세척기를 낑낑거리며 해체해서 버렸다.
초음파 세척기를 일반 식기세척기와 비교해서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단점>
1. 식기세척기는 넣고 돌려두고 잊어버리면 되지만
초음파세척기는 넣고 돌리고 꺼내서
깨끗한 물에 한번 더 씻어서 엎어 놓아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2. 건조 기능이 없어서 아쉽다.
<장점>
1. 세정제를 안쓰거나 아주 조금만 사용해도 세척이 가능하다.
기름기가 많지 않은 그릇들은 휴지나 물로 씻어 내고
그냥 돌려도 된다.
2. 식기세척기도 전기요금이 많이 들지는 않지만 그에 비해도
시간도 짧고 열을 사용하지 않아 전기요금은 걱정은 안해도 될듯하다.
3. 식기세척과 과일 야채 세척을 같이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기존에 사용하던 초음파 세척기는 너무 작기도하고
매번 꺼내서 사용해야 해서 자주 사용을 못했는데
몇일전 구입한 사과 두박스를 몽땅 돌렸다.
속이 후련하다. ㅎㅎ
4. 세척기 린스가 필요 없다.
안쓰면 그릇에 얼룩이 생기고 사용하면 찝찝하고....
실리콘 뚜껑 같은 종류는 내가 닦아도 너무 말랑거려 잘 안닦이고
식기세척기에 넣어보아도 얼룩이 많이 생겨서 보람이 없었는데
몇일 초음파 세척기 사용결과 그동안의 묶은 때까지 깔끔해졌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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